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   2025/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l'Empreintes du beau rêve

트위터라는 개미지옥 본문

etc.

트위터라는 개미지옥

barde 2014. 6. 20. 01:36


(짤방에 특별한 의미는 없음. 진짜로.) 



최근 이런 생각을 했다. 트위터라는 게 혹시, ‘아는’ 사람을 꼬드기는 개미지옥이 아닐까 하고. 지금의 트위터는 너무 사람이 많고, 사람이 많은 이상 의견과 주장들도 많고, 그리고 물론이지만, 다른 사람을 욕하거나 조리돌리는 말들도 많다. 나는 사람을 욕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대신 애매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것에 대해 평하기를 좋아한다), 트위터에서 누군가를 조리돌리는 말이 보일 때마다, 그 자의 손가락을 뜯어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미안하다, 솔직한 심정이 이렇다. 실제로 만나면 아마 아무 짓도 못 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저러나, 트위터에서 모든 비방과 욕설과 조리돌림을 피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고, 나는 오늘도 내 발로 엿을 먹는 심정으로 트위터에 접속한다. 트위터에 접속한다고 해서 뭔가 좋은 일이 있는 건 결코 아니지만, 딱히 할 만한 일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트위터에 접속하는 것에 가깝다. 이러니까 내가 꽤나 마조히스트 같은데, 실제로는 균형잡힌 사람이다.


트위터에 말들이 많으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나머지 한 가지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다.) 하나는, 팔로우를 극단적으로 줄인다. 0쯤 되면 자신의 트윗밖에 안 뜨겠지만, 이렇게 되면 리스트로 다른 이들의 트윗을 구독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팔로우하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게 된다. 나의 적정 팔로우 수는 30~40 정도다. 40이 넘어가면 타임라인의 속도를 따라가기가 버거워지고(나는 모든 이들의 트윗을 꼼꼼하게 읽는다. 아마 안 그런 사람들이 훨씬 많을 테지만), 30 밑으로 내려가면 반대로 타임라인이 조금 심심해진다. 어디까지나 트위터는 재미를 위해 접속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팔로우를 극단적으로 줄여가면서까지 심심한 타임라인을 만들 이유는 없다. 아니면 아예 리스트를 따로 짜고 팔로잉을 줄이는 경우도 있지만, 이건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다.


다른 하나는, 특정한 이의 리트윗을 뮤트해버리는 것이다. 이건 꽤 효율적인 방법이다. 리트윗을 뮤트해버리면, 누군가를 조리돌리는 말이 올라오더라도, 무시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우선 누구에 대해 하는 말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리트윗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타임라인을 테러하는 다량의 리트윗을 거르는 일도 가능해진다. 여기에는 한 가지 이점이 있는데, 내가 구독하고 싶은 계정의 트윗은 계속 읽으면서, 리트윗만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팔로우하고 있기는 하지만, 저 사람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다거나, 혹은 사적인 이유로 꼴 보기 싫다면, ‘뮤트’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언팔로우하는 편이 낫겠지만, 그럴 수 없는 골치 아픈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트위터에는 쓸모 있는 좋은 옵션들이 많이 있다.


나머지 한 가지는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다. 아마 다들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직접 실천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테니까. 여하간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을지 몰라도(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예전도 마찬가지였다, 정도만 덜 했을 뿐이지. 오히려 지금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 트위터는 ‘하는 사람들만 하는’ 개미지옥의 결정체가 되었다. 벌써 빠져나간 사람도 있고, 빠져나가기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고, 중독의 늪에 빠져 벌써 자신의 존엄을 포기한 사람도 있지만, 즐거운 트위터 세상에서는 이 모든 군상들이 서로 공평하게 하나의 자리를 차지하고 오늘도 *지저귀고* 있다. 당분간 트위터가 망할 일은 없어 보인다, 사람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의존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ジニーサムP Calc. 번역  (0) 2014.07.03
가토 노리히로加藤典洋  (0) 2014.06.30
서울인권영화제 후기  (0) 2014.05.27
<타마코 마켓> 잡감  (0) 2014.05.19
언어가 실패한다는 감각  (0) 2014.05.08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