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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preintes du beau rêve

5. 18. 본문

novel

5. 18.

barde 2014. 5. 18. 05:26

  다들 잘 할 거라고 생각하는 게 우습다. 다들 잘 하지 못한다.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른다. 허세를 부린다. 자신이 믿고 있는 것만을 의지하려 한다. 편한 길을 노리고 있다. 전혀 편하지 않은 길인데도. 며칠 전에는, 불가의 계율을 어겼다. 안정적인 길 바로 밑에는, 갈라지는 소리를 내는 절벽이 있다. 돌이 몇 개씩 우수수… 떨어진다. 그 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건너고자 한다. 돌이 계속해서 떨어진다. 대조적으로, 길은 전혀 미동도 없이 저 앞까지 펼쳐져 있다. 나는 걸음을 재촉한다. 계속 걸으면, 빛이 나올까? 절벽은 이제 굉음을 내며 무너지기 시작한다. 길은 조금 흔들리기는 하지만, 무너질 기색은 없다. 절벽이 무너지는 소리는 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하지만, 이미 나는 '길' 위에 있는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어. 나는 그렇게 자신을 다독인다. 시간이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흐른다. 되도록 길 위에서 눈을 떼려고 하지 않으며, 멈췄던 발걸음을 다시 뗀다. 길을 걷는 일이 내 운명이었다, 길을 걷지 않으면,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다독이며. 길의 끝에는 작은 빛이 하나 있었지만, 이것으로 온 세상을 비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나는 이미 길의 끝에 와 있기 때문에, 다른 이의 빛을 볼 수 없다. 빛을 들고 길을 되돌아간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는 남에게로. 길은, 이제까지 걸어왔던 그 어떤 길보다 길고 막연해 보인다. 내가 걸어온 길이 진짜 이 길이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몸은 많이 편해졌다. 걷는 데는 문제가 없다. 아아, 그러나 말인데, 왜 다른 길은 보이지 않는 건지. 빛이 너무 작아, 빛이 너무 작아… 이렇게 중얼거리며 나는 길의 반대편으로 계속 걸어간다. 저 멀리서 절벽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또 누군가 길을 걷기 시작했구나, 나는 다만 이렇게 생각한다. 빛이 조금 밝아진 것 같다, 그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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